Mar 25, 2013

우리말, 비몽사몽과 어리마리 2013-03-2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3. 25.(월요일)
비몽사몽은 非夢似夢으로
"완전히 잠이 들지도 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은 어렴풋한 상태"를 뜻합니다.
비슷한 뜻을 지닌 우리말은 '어리마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주말에 애들과 신이 나게 놀고,
오늘 새벽에 집을 떠나 조금 전에 일터에 왔습니다.

여섯 시 조금 넘어 집을 나서는데, 차마 애들을 깨우지는 못하고 자는 얼굴에 뽀뽀만 하고 왔습니다.
비몽사몽 하면서도 아빠가 뽀뽀하는 것은 아는 것 같더군요. ^^*

비몽사몽은 非夢似夢으로
"완전히 잠이 들지도 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은 어렴풋한 상태"를 뜻합니다.

비슷한 뜻을 지닌 우리말은 '어리마리'입니다.
'어리바리'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고,
'어리마리'는 잠이 든 둥 만 둥 하여 정신이 흐릿한 모양을 뜻합니다.
문밖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어리마리 잠이 들던 나를 긴장시켰다처럼 씁니다.

어리마리 잠든 애들을 두고 일터에 나왔습니다.
그래도 닷새만 참으면 애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번 주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뉘]

안녕하세요.

오늘은 찌는 듯이 덥네요.
어제까지는 그렇게 비가 많이 내리더니만...

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짬 내기가 어려워 휴가는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저녁에는 잠시 말미를 내어 애들과 함께 찜질방에 갔습니다.
요즘은 찜질방에 수영장까지 있더군요.
애들과 재밌게 놀다 오늘 아침에야 나왔습니다. ^^*

이렇게 식구와 재밌게 놀 때면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아파트에서 살기 싫으시다며 굳이 고향에 혼자 계십니다.

오늘은 어머니 생각하면 좋은 우리말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뉘'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쓿은 쌀 속에 등겨가 벗겨지지 않은 채로 섞인 벼 알갱이."를 뜻합니다.
뉘가 많이 섞여서 씹을 때마다 껄끄럽다처럼 쓰죠.

이 '뉘'라는 낱말에는 다른 뜻도 있습니다.
"자손에게 받는 덕."이라는 뜻입니다.
젊어서는 그렇게 고생을 하더니 늘그막에 와서야 뉘를 보게 되는구나처럼 씁니다.

저희 어머니는
6대 독자 종갓집에 시집와서 젊어서부터 고생하셨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고향에 혼자 계시니 늘그막에 뉘를 보신다고 할 수도 없네요.

아무리 부모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해도 오늘은 어머니께 죄송한 생각이 더 듭니다.
빨리 편지 마무리하고 어머니께 전화나 드려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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